책/공감/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거야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는 일’에 지쳤다면 이제는 자신의 감정 영토를 지키는 힘을 키워야 한다.   예민하게 보이지 않을까, 까칠하게 보이지 않을까, 외면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감정의 영역을 지키는 것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상대가 상처받을 줄 알면서도 주의하지 않고,   자신의 무심함과 예의 없음을 상대의 예민함으로 돌리는 사람의 문제지,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 거야, 유은정 (지은이) > 중에서

 

 

밀리의 서재를 구독한지도 벌써 2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평소 종이책을 더 좋아하지만,
우리나라는 문고판도 흔치 않고 여러 전자기기들을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전자책을 자주 이용하게 된 것 같다. 

- 주제와 벗어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은 소유보다 대여하고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좋아하는 음원은 꼭 다운받아 mp3플레이어에 보관하고, 마음에 드는 책은 종이책으로 소장해야만 하는

  나같은 사람조차 이 흐름에 탔으니 말 다한것 아닌가 싶기도😝

 

Anyway.

여느 때처럼 밀리의 서재를 뒤적이다 내 심장을 후벼파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네가 너무한거야. 

 

제목만 읽고 맞아 맞아 하고 맞장구를 치고 말았다🤦‍♀️

요즘 정말 힘들었나보다.

 

평소 책을 읽으면 밑줄을 긋고, 사족을 끄적끄적 메모하는 것이 습관이다보니,

여기도 메모를 어마어마하게 해두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라이트/메모 24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처받고, 마음 다쳤던 순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INFJ 로 표현되는 성향에서 볼 수 있듯이 나는 상대의 감정이나 공감, 이해에 꽤나 영향을 받는 편이다.

(MBTI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이용하는 편)

 

그렇기에 상대의 감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그의 무심함이나 무례함에 쉽게 노출되어있다고 해야겠지...

나는 스스로 느끼기에 지금껏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아왔고, 아마도 그 자존감이 저런 감정의 노출 속에서 나를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고 자평해왔는데 거 참. 요즘 조금 힘이 든다.

자존감에 슬슬 금이 가고 있는 걸까...

대개 무심하고 무례한 사람들은 이 책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무례함을 상대의 예민함으로 둔갑시키고 그 책임을 상대에게 덮어씌운다.

니가 예민한거야 라고.

본인의 무례함에 더해 예민하다는 낙인까지 찍으면서, 별 거 아니라는 듯 두번 상처를 준다.

그 상대가 남이라면, 인생에 지나가는 인연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지만

가까운 사이라면 이건 꽤나 아프고 회복이 쉽지 않다.
내 경우는 최근 가족과의 이런 트러블이 잦아지면서 상처가 반복되고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화나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나와는 달리,
뭘 그렇게 따지고 드냐고, 예민하다고 답해오는 탓에 정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단절일까?

더이상의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를 차단하고,
'그럼 앞으로 안하면 되지뭐 말을 하지말자' 라고 답해오는 상대에게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내가 받는 상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시간이 지나고 그저 상처가 아물기보다 그저 잊혀졌을 때를 기다려, 없었던 일인것 처럼 웃어야하나?

저자는 "해결하지 못한 감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라고 한다.

동감이다.
해결되지 못한 감정이 기억에서 흐려진다 한들 그것은 사라진 게 아니라,

어딘가 해결되지 못한 채 한 구석에 그저 남아있는 거니까.

언제고 다시 의외의 장소에서, 시간에서 트리거가 작용하면

그 상처는 덧날수 있는 거니까.

 

아아, 정말 피곤하다.
감정의 파도속에서 언제까지 멀미를 해야하는건지.
머릿속을 민트초코칩 한스푼, 그 느낌으로 좀 시원하게 비워냈음 좋겠다. 그런 밤이다.